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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활성화· 소액주주 보호... 경영권 위협에 고민 깊어진 재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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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데일리=양인정 기자] 정부 여당의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일사분란한 움직임에 재계가 경영권 방어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재계가 정부 여당의 상법 개정안 국회통과 움직임과 사모펀드 규제완화 정책이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4일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주요 골자로 국회에 계류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지난 2일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의견서에서 대주주의 의결권 등을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외국계 투기자본 공격에 대한 우리 기업의 경영권 방어가 더 어렵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회에 머물러 있는 상법개정안에는 ▲감사위원 분리선임,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제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각 제도는 모두 소액 주주 권한을 강화해 기업의 경영진을 견제한다.

재계의 이 같은 목소리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더 절실해 졌다는 절박함을 담고 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투자자의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23일 '글로벌 기관 투자자가 바라본 기업의 투명 경영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향'을 주제로 기업환경개선 콘퍼런스를 열고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상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정부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29일, 상법 개정안의 내용을 분석해 법 개정 시 기대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을 발간해 상법의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금융위
자본시장 혁신과제 당정협의. 사진=금융위

◆ 금융위, 한국판 엘리엇 만드는 ‘지본시장 활성화 방안’ 당정 협의 마쳐

여기에 최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은 국내 사모펀드(PEF)가 10% 미만의 소수 지분만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경영참여형 PEF의 ‘10% 룰(의결권 있는 주식 10% 이상 보유)’이 없어지고, 투자자 수 제한도 완화됐다.

IB 업계는 기업에 대해 10%의 의결권이 있어야만 경영참여형 투자가 가능했던 국내법상 제한이 없어지면서 PEF들의 대기업 집단의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신규 결성된 펀드의 총규모는 약 5조3306억원이다. 6월 말 기준 국내에 설립된 PEF의 누적 약정액은 87조3000억원 수준이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해외 선진국과 달리 규제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하나로 PEF를 끌어들이기 위한 배경이 숨어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그간 국내 PEF가 오히려 해외펀드보다 역차별 받는 측면이 있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PEF가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도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일 이와 같이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당정협의로 확정했다.  

이미 입법화하려는 움직임도 구체화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정부 발표 직후 이 같은 내용으로 사모펀드 제도개편을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개정을 대표 발의했다.

재계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주주서한으로 공격한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처럼 앞으로 국내 PEF들도 1%가 넘는 지분만으로도 투자 기업의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자료=전국경제인총연합회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 재계 “정부, 자본시장 활성화와 기업 경영권 균형감 있게 다뤄줘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은 부동산 시장에 몰려 있는 자금을 자본시장을 통해 기업에 원활히 조달하겠다는 복안을 담고 있다. 

재계는 이 같은 정책이 균형감을 잃어 오히려 기업의 경영권 위협을 쉽게 하고 기업시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기업은 M&A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위기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는 이번 기회에 그 동안 주장해온 ‘차등의결권’과 ‘포이즌 필’과 같은 경영권 보호 장치를 상법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차등의결권은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또 포이즌필은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하는 경우에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미리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경총은 상법 개정과 사모펀드의 경영참여의 길을 열어 놓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차등의결권’, ‘포이즌 필’과 같이 글로벌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경영권 방어수단의 법제화가 먼저라고 밝혔다.

김선애 한국경영자총협회 책임전문위원은 “차등의결권과 포이즌 필 제도는 이미 해외 주요 선진국에 보편화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어 “꼭 이 제도가 대체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런 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법의 개정과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기업이 국내와 해외의 헤지펀드를 모두 상대해야 하는 상황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인정 기자  lawyang@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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