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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얼빠진 KOVO와 노(老) 감독의 호소 그리고 프로의 자격
지난 6일 대한항공과 OK저축은해의 경기에선 지난 시즌 경기구가 사용돼 논란을 빚었다. /연합뉴스

[머니데일리=이정인 기자]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의 3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6일 안산상록수체육관. 2세트 도중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대한항공 선수들과 박기원 감독이 “공이 이상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경기 감독관 및 코트 매니저, 심판진이 확인하면서 한동안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확인 결과 대한항공의 지적이 맞았다. 이날 경기장에 비치된 예비용 1개를 포함해 총 6개의 사용구 중 5개가 지난 시즌 경기구였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대한항공 선수들이 지적하기 전까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1차적으로 공인구 제조 업체서 구단에 지난 시즌 공을 보냈다. '배달사고'가 난 것이다. 그러나 경기 전 이를 면밀히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는 OK저축은행 코트 매니저, 심판, 경기감독관 모두 체크하지 못했다. 프로 스포츠가 맞는지 의문일 정도로 허술하기 그지없다. 프로배구는 올 시즌 지난 시즌보다 반발력을 높인 경기구를 사용하고 있다. 공이 경기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분명했다.

더 큰 문제는 KOVO 관계자들의 무책임한 태도다. 박기원 감독이 이 부분에 대해 항의할 때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중계마이크로 전달됐다. 감독관은 “그냥 (경기)해”라고 했고, 심판은 “코트 매니저에게 지급 받은 대로 공을 가져왔다. 왜 우리한테 따지느냐”고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무책임하고 몰지각한 발언이다. KOVO의 경기운영위원회 규정 제4조 ‘경기 감독관의 임무’에는 ‘경기 감독관은 경기장 시설물의 사전점검과 경기 중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처하여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한다’고 나와 있다. 또한, 심판은 경기 시작 전 경기용 볼 4개를 보유하고 볼의 특성(색상, 둘레, 무게, 압력)이 공히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KOVO는 7일 긴급회의를 열고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책을 논의했다. 앞으로 경기구와 관련해 ‘더블 체크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는 경기 감독관과 심판 외에도 현장에 나가는 KOVO 출장자도 점검하면서 2중, 3중으로 살펴 보기로 했다. KOVO 관계자는 7일 본지와 통화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경기구 점검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였다. 경기 감독관과 심판의 징계도 검토하고 있다. 명백한 연맹의 잘못이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뒤 박 감독은 ‘촌극’에 대해 “분명 잘못된 것은 맞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의외의 발언을 했다. 이유는 한국배구의 발전을 위해서다. 박 감독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프로배구의 발전을 위해선 실수가 건설적인 부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기자를 붙잡고 부정적인 기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부탁보다는 호소에 가까웠다. 배구계 어른이라 할 수 있는 노(老) 감독의 당부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최근 프로배구 인기는 치솟고 있다. 관중 수와 시청률 모두 프로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자부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는 지상파 방송사가 생중계했다. 최근 프로배구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프로배구는 최근에도 한국전력의 샐러리캡 소진율 위반에 대해 뒤늦게 제재금을 가하며 논란을 빚었다. KOVO의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리그 운영은 이러한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프로배구가 국내 최고 겨울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선 프로다운 더 세련된 리그운영이 필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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