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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역행하는 한국전력...글로벌 투자시장서 퇴출되나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 투자...글로벌 투자자 반발 영국 성공회 등 한전 지분매각·투자철회 '도미노'
노르웨이 유전 사진=연합뉴스 제공
노르웨이 유전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전력이 세계적인 환경 트렌드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며, 환경파괴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석탄·석유·가스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한전은 오히려 이런 분야를 강화하고 나서,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투자기피대상'으로 낙인찍히고 있는 것.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국부펀드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로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를 매각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상장주식의 1.5%와 채권·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소유한 세계최대의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의 노지스뱅크 투자·관리(NBIM)가 온실가스배출이 많은 석탄·석유·가스기업 투자를 대폭 줄일 예정이다.

이렇듯 글로벌 국부펀드가 ESG를 투자지표로 삼고 탈석탄·석유·가스를 지향하는 반면, 한전은 최근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지분 40%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1200MW 용량의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2억 달러(한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전략에 반하는 결정으로, 그들의 투자리스트에서 한전이 소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식시장과 국제자금조달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성공회는 한전투자 철회 의사를 밝혔고, 유럽계 기관투자자도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3월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세계적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한전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랙록은 ESG를 핵심 투자지표로 삼기 때문이다.

노지스뱅크 투자·관리는 이미 한전을 투자금지 기업으로 지정했으며 네덜란드공적연금(APG)은 지난 2월 한전이 탄소배출 감축 노력에 진전이 없다며 6000만 유로의 한전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기후변화 리스크 최소화에 관심 높아져

글로벌 국부펀드의 ESG 투자목표는 리스크 최소화와 적절한 수익달성이다. ESG에 소홀한 기업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고, 장기적인 수익 달성이 어렵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노지스뱅크 투자·관리는 석탄투자에서 탈피하고 석유·가스 주식을 상당부분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펀드는 ESG 리스크 평가에 따라 2019년 42개 회사지분을 매각했다. 여기에는 16개 전력 생산업체 및 12개 광업회사가 포함됐다.

이런 움직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펀드의 니콜라이 탕겐 CEO는 “리스크의 현명한 배분을 통한 수익률 제고를 위해 ESG를 바탕으로 투자지분을 감축하고 있다”며 “ESG 이슈를 처리하기 위해 채용·교육 등 인력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기후 변화가 미국 금융 시스템에 큰 리스크라는 판단아래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배출량을 줄일 것을 촉구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캘리포니아의 거대 산불, 허리케인의 빈번한 발생, 홍수 등이 미국 경제와 금융기관에 미치는 금전적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다국적 식품·음료그룹인 다농은 지난 6월 ESG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 상황을 감독·보고할 독립위원회를 구성했다.

호주 석탄광산 사진=연합뉴스 제공
호주 석탄광산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기업,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탈석탄에 나서야

전문가들은 국내기업도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돌발 사태나 기후변화로 인한 외부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SG 평가가 높은 기업이 이런 유형의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환경단체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지난 7월 삼성증권은 호주 청소년들이 삼성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하자 호주석탄사업 투자를 철회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 장기적인 리스크관리를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ESG가 기업의 위험관리 문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기업도 이사회를 중심으로 ESG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 붙였다.

박광호 전문기자  pkh83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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